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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기록해요

이런 일상, 흔하지는 않을 듯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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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미는 평소처럼 아침 일찍 일어났어요. 출근을 위해서 씻고 수건으로 머리를 감싼다음 화장대에 앉아 여름 사과인 ‘아오리’를 먹고 있었어요. ‘냠냠냠냠’ 아오리는 에이미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에요. ‘아오 맛있어, 냠냠냠냠’ 그때 핸드폰이 울렸어요. 알람은 다 껐는데 이게 무슨일일까요? 😭 경주로 출근하라는 상사의 지시였어요. (에이미의 회사는 본사가 서울이지만, 경주가 회사의 거점이에요.) 때는 6시 55분, 서울역 8시 ktx를 탈 수 있겠냐는데... 와... 마음이 급해졌어요. 감은 머리는 젖은채로 수건에 쌓여 있었고, 입엔 새콤한 아오리 사과가 한가득. 머리가 복잡해졌어요. 우리집은 구로동이고 서울역까진 45분이 잡혀요. 옷을 입고 가방에 소지품을 다 때려 넣은 다음 달려 나갔어요. 상황을 모르는 남편의 ‘머리, 말리라~’는 말에, ‘내, 지금 경주간다!’ 고 외치고 지하철역까지 내달렸어요.
(남편은 부산 사람이라, 집에선 저도 부산 사투리를 따라 써요 :) 지하철을 1호선으로 환승하고 핸드폰 시계를 보니 15분 정도 남겨두고 서울역에 도착할 수 있겠더라고요. 우리 나라 교통 시스템이 참 좋은게 정말 딱 그정도의 시간만 남겨두고 서울역에 내렸어요. 아침 루틴인 ‘아아’가 먹고 싶었지만, 일단 열차를 타는게 급했어요. 전광판을 보니 4번홈에서 출발한데요. 또 내달렸어요. ktx를 타니까 딱 10분이 남았어요. 커피를 못 산게 좀 아쉬웠지만 일단 열차에 탑승했으니 미션 클리어!!




열차에 탔으니 ktx매거진으로 인증샷을 찍어요.



내리 자다보니 어느새 신경주역에 도착했어요.



오늘 경주 하늘은 맑음 ^^
매일 비만 보다가 맑은 하늘을 보니 새롭더라고요.



평상시엔 고민없이 택시를 타는편인데, 왜 갑자기 버스가 눈에 보였을까요... 요즘 ‘내 돈을 아끼자’라는 마음이 간절했는데, 이게 ‘회사 돈도 더 아끼자’가 된거죠. 눈앞에 오는 50번 버스를 잽싸게 올라탔어요. 어머나... 신용카드가 인식이 안되네요. 경주는 아직 시스템이 호환이 안되나 봐요. 현금을 가지고 있었으니 망정이지, 식은땀 흘릴 뻔 했어요. 버스를 타고 모르는 경주길을 달리고 있노라니, 살짝 불안해져서 핸드폰을 꼭 쥐고 노선을 계속 주시했어요. 전광판이 있는데 정류장 표시가 안되네요. 또르르. 스쳐 지나가는 안내방송에 귀를 기울였어요. ‘다음 정류장은, 000입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제가 내려야 할 정류장이에요. 와- 기사님 베스트 드라이버. 정류장에 다 섰는데 택시만큼 짧은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했어요. 신규 브랜드 런칭에 관한 회의를 하고, 점심을 먹고, 또 잠깐 회의를 마치니 1시가 넘었어요. 서울을 가야하는데 마침 ktx는 떠났고, 에이미는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어요. (망했어요. 매진이에요. 버스가 배차 간격이 이렇게나 크다니) 3시 10분에 서울 가는 버스가 있어요. 근처에 마땅한 카페도 없어요.



근처 맥도날드를 찾아 아아 라지를 들이키며 버스를 기다려요.



창가 자리가 한자리 남아 그걸 예매했어요. 버스 출발 시간에 맞춰 여유있게 맥도날드에서 나왔어요. 버스는 만석. 제옆자리의 ‘아이’와 ‘아이 어머니’가 따로 앉게 되는 상황이었어요. 초등학교 저학년의 남자아이였는데, 엄마와 떨어지는 상황이 아이와 엄마 모두에게 불안한 듯 보였어요. 먼저 아이 엄마에게 아이 자리가 몇번이냐고 묻고 자리를 바꿔줬어요. 몇번이나 감사하다고 하셨어요. 어차피 서울가는 내내 잘거라 딱히 어느자리이든 상관이 없기도 했고 ;) 상황 덕분에 착한일을 하게된 에이미의 마음도 조금 ‘몽글몽글’해졌어요. 아이가 착한 아줌마라고 순간 기억해주겠죠?


에이미는 지금 행복해요. 서울 가고 있어요.
서울서울서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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